녹(綠)
Art & PhotoPublished June 29, 2009 at 10:24 No Comments
NIKON D70s / iris : f/5.7 / shutter : 1/60s / exposure : – / flash : no / 300mm
앞집 아저씨께서 내게 다가온다. 얼굴에는 술 기운과 몇십년 피어온 담배의 타르 찌꺼기들이 보인다. 이세상 짐 다 짊어진 것 처럼 어깨는 처지고, 그것을 위안 삼으려는지 입에는 항상 담배와 술기운으로 쩌들어 있다 . 그렇게 굽은 자세로 터벅 터벅 우리집으로 발걸음을 옴긴다. 무섭다. 술만 먹으면 이윽고 아주머니를 때리기 일수 였던 아저씬 어렸을 적 부터 내게는 그런 존재였다.
중학교 시절까지 봐 왔던 아저씨를 보면서 느낀것은 얼굴에서 부터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과 포악한 성격 이었다. 특별한 수입이 없었던 아저씨는 나를 이뻐해 주셧는데, 가끔 나에게 지폐 한장씩을 주곤 하였다. 나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게임방 여비로 자주 사용하였지만 그리 기분좋은 일은 아니었다.
어르신에 대한 공경심이 많은 어머니는 이따금 아저씨가 우리집에 올때마다 안주겸 조찬을 차려주셨는데, 올 때마다 어머니를 찾았다.
“콜록 콜록 크아악 퉤! 엄마.. 있는겨..~?”
“뒤뜰에 계실껄요?”
마당에 있는 내옆에 뚜벅뚜벅 걸어오면서 입에 담배를 문다. 처음으로 맡아보는 어떤 쓰디쓴 냄세가 코를 찌른다. 아저씨 입에는 보통 봐왔던 담배와 다르게 짧고 얇은 종이가 물려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아저씨가 직접 종이 쪼가리를 말아서 태운건 대마였다. 아저씨는 술과 함께 대마를 태운 정신으로 하루 하루를 혼자만의 향락으로 즐기며 지냈다.
언제는 앞집 아주머니가 우리집에서 어머니를 앞에 세워두고 술에 취해 서글피 울고 있었다. 아저씨 때문에 고통 스러워 하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때 부터 아저씨는 겉과 속이 전부 녹이 슬었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표현의 결과물이다. 세월이 흘러 겉이 녹슬고 갈라지는 날이 오더라도 자기가 책임 진 것에 대해서는 그 속 만큼은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며살아 가겠다고 마음 한켠으로 느꼈다.
그렇게 10년 전 그때쯤에 아저씨 마지막 모습을 보았고 몇년되지 않아 마지막 소식을 들었다.
